Life/일상다반사

기상천외한 신종 블랙컨슈머

Flying Gander 2013. 11. 5. 18:27

블랙컨슈머란?

 

블랙 (black)과 컨슈머(consumer)를 합친 신조어입니다.

'기업을 상대로 구매한 제품에 대해 보상금을 목적으로 의도적인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 를 일컫는 신종 표현이죠. 대부분의 블랙컨슈머는 소비자 관련 기관을 거치지 않고 기업에 직접적으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합니다. 유형은 반품, 환불과 함께 말도 안되는 보상금을 요구하는 유형, 고의적으로 상품에 하자를 입혀 악의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인터넷 등에 올리겠다면 협박을 하는 유형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깍아내리려고 악성 루머를 퍼트리겠다는 식인 거죠.

 

분명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하며, 소비자 권리 보호는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되었습니다.

소비자 보호법등 법적, 제도적 장치가 갈 수록 강화되고 있고, 특히 요즘은 인터넷 매체와 SNS의 발달로 소비자 권리를 높이는데 한 몫하고 있지요.

 

그러나, 그와 함께, 블랜컨슈머들의 말도 안되는 요구또한 법적으로 정해져야 하지 않을 까 합니다.

이런 기사들을 볼 때면, 세상에는 참 양심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구나 싶어 씁쓸 합니다.

 

"카피녀에 빼파라치까지" 기상천외한 블랙컨슈머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엄성원 기자장시복 기자송학주 기자 |입력 : 2013.11.05 06:30|조회 : 5215


백화점 업계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일명 '카피녀'들과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유명 패션브랜드의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매장을 돌며 수 십 벌의 의류를 구입한 뒤 디자인만 베끼고 다시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카피녀가 다녀간 뒤 동대문 상가와 인터넷 쇼핑몰에는 유명 브랜드 의류와 비슷한 유사상품이 판을 친다. 

카피녀를 막으려고 매장에 경고 문구를 붙이고 CCTV로 감시도 강화했지만 막무가내로 환불을 요구하는 데는 대책이 없다. A백화점 관계자는 "전문 카피녀의 얼굴이 알려지자 이들을 대신해 환불을 대행해주는 신종 아르바이트까지 생겨났다"며 "유명 브랜드 신상품 출시 시기에는 점포당 10∼20여건의 카피녀 피해가 발생한다"고 귀띔했다. 

유통.패션.식품.주택 등 소비자 생활과 밀접한 의식주업계가 블랙컨슈머 횡포에 멍들고 있다. '입고, 먹고, 사는데'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전문가 못지않은 지식을 갖고 있다. 

'고객 만족'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소비재 기업들의 특성상 블랙컨슈머가 무리한 요구를 해도 강경 대응하기 어렵다는 허점을 노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무조건 보상해달라며 떼를 쓰는 막무가내형이 블랙컨슈머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블랙컨슈머들도 기상천외한 전문지식으로 무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첨남'부터 '빼파라치'까지…진화하는 블랙컨슈머=B홈쇼핑은 방송 중 매진사태가 잇따른 수산물 제품 수십 개를 최근 폐기했다. '1+1' 추첨 행사를 진행했는데 한 남성 고객이 전화 자동주문으로 50차례 주문한 뒤 나중에 49건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이 고객은 50차례 전화주문 가운데 '1+1' 이벤트에 당첨된 1건을 제외한 나머지 주문을 모두 취소했다. 홈쇼핑 관계자는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는 통신판매 특성상 이 같은 얌체족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한다"며 "수산물의 경우 부패 방지를 위해 주문과 동시에 포장에 들어가기 때문에 취소한 제품은 모두 폐기처분했다"고 말했다. 

롯데제과 고객서비스팀 직원들은 매년 11월만 되면 두렵다. 초콜릿 과자 빼빼로의 최대 대목인 11월11일 '빼빼로데이' 1∼2주 전부터 제품에서 벌레가 나왔다는 등의 소비자 불만접수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이 제품은 고온 가열 처리하기 때문에 벌레 자체가 들어갈 수 없다. 

그런데도 "보상을 하지 않으면 인터넷에 알리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블랙컨슈머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직원들이 '빼파라치'(빼빼로 파파라치)라고 부를 정도다. 

C소셜커머스는 40대 중반 남성고객으로부터 황당한 환불 요구를 받았다. 100만원짜리 외식 이용권을 각종 할인을 적용받아 10만원에 구매해놓고 그 다음날 마음이 바뀌었다며 이용권 액면가인 100만원을 돌려달라고 하는 것. 그는 매일 고객센터를 찾아 폭언과 협박을 반복하다가 업체가 경찰에 고발하겠다고 강경 대응해서야 모습을 감췄다. 

◇"정신적 피해, 수천만원 달라" 요구도=최근에는 객관적인 보상액 산정이 어려운 '정신적인 피해'를 주장하는 블랙컨슈머도 급증하고 있다. D우유업체는 한 학부모 고객으로부터 "자녀 2명이 상한 우유를 먹은 뒤 다시는 우유를 마시지 못해 성장.발육에 문제가 생겼다"는 항의에 시달렸다. 이 학부모는 자녀 병원치료는 물론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1000만원을 요구했다. 

E홈쇼핑은 핸드백이나 속옷 등 여성용품을 구매한 30대 중반 남성에게서 수 천 만원대 보상 강압을 받았다. 내연녀에게 선물하려고 상품을 구입했는데 부인이 홈쇼핑 구매내역을 알게 돼 가정이 파탄 났다는 이유였다. 홈쇼핑 관계자는 "본인 부주의 때문에 불륜 사실이 발각됐는데도 홈쇼핑에 정신적 피해를 보상하라는 주장에 할 말을 잃었다"고 밝혔다.

F건설사는 참다못해 최근 아파트 분양 계약자인 한 부부를 형사 고소했다. 이 부부는 아파트 주변에 터널이 들어선다는 건설사 허위광고로 피해를 입었다며 30억원을 요구했다. 건설사가 구청 직원에게 뇌물을 주고 부당 허가을 받아 아파트를 지었다며 이 허위사실을 폭로하겠다고도 협박했다. 

◇블랙컨슈머 가려 내는 것도 쉽지 않아=유통·패션·식품업체들은 블랙컨슈머 자체를 구분해내는 것도 쉽지 않다고 호소한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하루에도 제품 이상과 단순 변심 등을 이유로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수 십 명에 달한다"며 "다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들도 있지만 이들을 무조건 블랙컨슈머로 단정지을 순 없다"고 말했다. 악성 소비자 행태가 점점 교묘해지고 있지만 블랙컨슈머 수가 늘어났는지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아동학과 교수는 "일부 블랙컨슈머의 도 넘은 행태 때문에 정당한 소비자 권한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며 "하지만 기업들이 명명백백한 블랙컨슈머를 걸러낼 시스템이나 대응 메뉴얼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 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