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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주연 ‘터널’ 현실을 보는 듯한 내용

Flying Gander 2016. 9. 28. 14:04

주인공 기아자동차 영업과장 역을 맡은 하정우가 새로 완공 된지 1달 밖에 안된 터널을 지나다 터널 붕괴사고가 일어나 터널 안에 고립돼 119에 전화를 거는 것으로 시작된 영화는 구조하는 과정과 중간에 구조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는 등 보는 내내 현 대한민국 사회의 모습을 영화에 고스란히 담았구나 싶었다.


작년엔가 강원도 지역이었나 터널의 부실공사를 뉴스에서 보도한 것이 얼핏 기억났다.

그 뉴스를 보고는 예전에 저 터널들을 가족들과 함께 여행 다니며 무수히 다녔었는데 무너지지 않은 게 천만 다행이다 란 생각을 했었다.

다시 영화로 돌아오면 한 명의 생존자를 구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만, 부실공사뿐 아닌 자재를 빼돌리기 위해 설계도와 다르게 만들어 결국 엉뚱한 곳에 구조를 위한 구멍을 파는 가 하면, 담당장관은 전문성 없이 아니 한마디로 영혼 없는 우스꽝스런 말만을 언론 앞에서 사진 찍기 와 정부언론발표교본장관용 7페이지 3째줄 만을 줄곧 말하는 모습 등은 현실에서 사고가 났을 때 우리가 흔히 언론을 통해 볼 수 있는 모습들 그대로를 담아냈다.

구조가 길어지고, 그 과정에서 공사현장 인부가 사망한다. 배두나가 그 상가집에 부주를 한 돈을 들고 와 배두나에게 너 때문에 아들이 죽었어.” 라며 계란을 던지는 엄마의 모습.


그 공사장 노동자의 운명은 거기까지 였 던 것이다. 그의 직업이 그러한 것을 그가 죽은 이유는 장비 불량으로 인한 사고지, 그 사람이 다른 공사장에서 일했다 한들 그 장비를 썼다면 사고는 일어났을 것이다.  

시체 찾자고 생사람을 잡느냐며 배두나에게 원망의 화살을 돌리는 모습은 사실 아들을 잃은 슬픔은 이해 하지만 어색한 짜맞춤 같았다.

결국 사회와 언론, 사건사고에 대해 쉽게 실증을 느껴 입장이 바뀌는 일부 국민들, 각계각층 소위 스스로 자신을 인사라 불러주길 바라는 인간들이 결국 하정우가 죽었다 확신해 버리며 아내 배두나에게 화살을 돌리는 모습들. ~이건 뭐 현실을 그대로 옮긴 듯한 내용이다.


보는 동안 대한민국 대표적인 참사였던 세월호 사건과 복합된 듯 한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세월호 사건 당시, 많은 국민들이 안타까워했지만, 그 안타까움이 그리 오래가지도 전국민이 모두 한마음이었던 그 마음들도 일부는 금방 시들해져 오히려 그 기간이 길어짐에 유가족들 입장이 아닌 제3자의 입장으로 생각 없이 말들을 쏟아내거나 충분하다는 듯 그만하자고 공공연한 선동들을 일삼지 않았던가 말이다.

이 영화는 지금까지의 재난 영화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주인공이 사람을 구하거나 하는 것과는 달리, 그냥 현실에서 쉽게 봐왔던 재난 사고의 과정들. 다만, 그 과정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의 모순을 꼬집고 빗대어 비판이라도 하듯, 모든 그릇된 부분들을 영화 시작부터 끝나는 부분까지 그대로 담아내려 한 것 같은 영화다.

물론 영화 상 미흡한 점들도 있다. 하정우의 배터리 72% 남은 스마트 폰으로 몇 일간을 통화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영화를 이어가기 위한 어설픈 부분처럼도 보이고, 구조를 종료한다는 소식을 라디오를 통해 접한 하정우가 마지막에 비좁은 틈새로 어느 만치 가다 폭발에 방향을 바꿔 되돌아 오는 모습들 뭐 등등 몇 가지는 있었지만, 현실을 비판하는 듯한 느낌이 영화가 끝난 뒤 뭔가 부족한 아주 시원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의미를 남겨주는 듯 했다.

-Posted by Flying Gan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