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일상다반사

운칠기삼(運七技三) vs 우공이산(愚公移山)

Flying Gander 2016. 5. 15. 15:56

운칠기삼(運七技三)


인생의 어떤 일에 있어 운이 7할이고 노력이 3할이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어떤 일이 잘 되거나 못 됐을 때 이 말을 함으로써 운이 중요하다는 것을 은연 중에 강조한다.





운칠기삼과 관련해 포송령(蒲松齡) '요재지이'(聊齋志異)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실려 있다. 


한 선비가 자신보다 변변치 못한 자들은 버젓이 과거에 급제하는데, 자신은 늙도록 급제하지 못하고 패가망신하자 옥황상제에게 그 이유를 따져 물었다. 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에게 술 내기를 시키고, 만약 정의의 신이 술을 많이 마시면 선비가 옳은 것이고, 운명의 신이 많이 마시면 세상사가 그런 것이니 선비가 체념해야 한다는 다짐을 받았다.    

내기 결과 정의의 신은 석 잔밖에 마시지 못하고,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이나 마셨다. 

이에 옥황상제는 "세상사는 정의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운명의 장난에 따라 행해지되, 3푼의 이치도 행해지는 법이니 운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로 선비를 꾸짖고 돌려보냈다.

세상살이에서 사람의 능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운이라는 존재를 인정하고, 또 그 운의 막대한 영향력을 인정하고 있지만, 옥황상제가 막상 강조한 것은 운이 아니라 3푼의 노력이었다. 

이에 반해 운칠기삼과 반대의 뜻을 담은 사자성어가 우공이산(愚公移山) 이다.

 

우공이산(愚公移山)

 

'어리석은 노인네가 산을 움직인다'는 뜻으로,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에 그 말의 유래는 
태형산(太形山)과 왕옥산(王屋山)이라는 두 산은 둘레가 700()나 되는데 원래 기주(冀州) 남쪽과 하양(河陽) 북쪽에 있었다. 


북산(北山)의 우공(愚公)이란 사람은 나이가 이미 90에 가까운데 이 두 산이 가로막혀 돌아다녀야 하는 불편을 덜고자 자식들과 의논하여 산을 옮기기로 하였다. 흙을 발해만(渤海灣)까지 운반하는 데 한 번 왕복에 1년이 걸렸다. 


이것을 본 친구 지수(智戒)가 웃으며 만류하자 그는 정색을 하고 "나는 늙었지만 나에게는 자식도 있고 손자도 있다. 그 손자는 또 자식을 낳아 자자손손 한없이 대를 잇겠지만 산은 더 불어나는 일이 없지 않은가. 그러니 언젠가는 평평하게 될 날이 오겠지"라고 대답하였다지수는 말문이 막혔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산신령이 산을 허무는 인간의 노력이 끝없이 계속될까 겁이 나서 옥황상제에게 이 일을 말려 주도록 호소하였다. 그러나 옥황상제는 우공의 정성에 감동하여 가장 힘이 센 과아씨의 아들을 시켜 두 산을 들어 옮겨, 하나는 삭동(朔東)에 두고 하나는 옹남(雍南)에 두게 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는 운칠기삼과 우공이산의 유래에 모두에 옥황상제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옥황상제는 내용에서 운이 아닌 노력을 중시하고 있다. 옥황상제는 신적인 존재이므로 사람의 운명을 쥐락펴락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 사자성어에 등장하는 옥황상제는 사람의 노력을 더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농담 삼아 우스개 소리로 하던 이야기 중, 한 노인이 죽어 하나님께 물었다.

“아니 저는 살아 생전 그렇게 로또1등에 당첨되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그런데 왜? 소원을 안들어 주신건가요? 라고 묻자 하나님이 답을 하신다.

“로또를 1장이라도 사고 나서 빌었어야 들어주지.